휘발유의 원료가 되는 것은 원유(Crude Oil)입니다. 따라서 원유 가격은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가장 큰 요소입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지불하는 주유소의 가격은 원유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원유가 정유소에서 휘발유로 정제되고, 이후 여러 유통과정을 거쳐 주유소에 공급되기까지 비용과 이윤, 세금 등이 더해집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은 휘발유의 소매 가격을 크게 ① 원유 비용 ② 정제 비용 및 이윤 ③ 유통·마케팅 비용 및 이윤 ④ 세금의 네 가지 요소로 나눠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이 네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원유가 정유소에서 휘발유로 만들어지고, 주유소에 도착하기까지 휘발유의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요? 각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원유 가격 — 휘발유(Gasoline) 가격의 출발점
미국에서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est Texas Intermediate, WTI)가 대표적인 원유 가격 기준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휘발유 가격은 국제 원유시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브렌트유(Brent Crude Oil)의 가격도 중요하다. 원유 가격은 전 세계적인 수요와 공급, 산유국의 생산량 조절, 미국의 원유 생산량, 그리고 지정학적 상황 등에 따라 수시로 움직인다.
여기에 원유 선물시장(Futures Market)에서 거래되는 가격에도 영향을 받는데, 선물가격에는 앞으로의 원유 수요와 공급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원유는 선물시장에서만 거래되지 않는다. 실제로 원유의 가격은 현물시장(Spot Market)에서의 거래나, 생산업체와 정유사 사이의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서도 결정된다. 다만 WTI와 브렌트유의 선물가격은 국제 원유시장의 중요한 가격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현물 원유와 실제 거래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1달러의 변동이 있다고 해서 주유소의 개솔린 가격이 즉시 같은 비율로 움직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원유가 정유소에서 휘발유로 정제되고 유통되는 과정에서 정제 비용, 유통·마케팅 비용, 세금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추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2. 원유 정제 과정에서의 비용과 이윤 — 정유소
원유가 생산된다고 해서 바로 자동차에 주입할 수 없다. 원유는 정유소로 운송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 디젤, 항공유 등 여러 석유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정유소에서는 원유를 가열하고 여러 공정을 거쳐 석유제품으로 분리·가공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인건비, 설비 유지비 등이 발생하고 정유사의 마진도 붙는다. 정유소에서 휘발유가 출고될 때의 가격은 개념적으로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정유소 출고가격 ≈ 원유 비용 + 정제 과정의 비용 + 정유사의 마진
여기에 운송 및 유통비용과 세금, 주유소의 마진 등이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최종 가격이 결정된다.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란 무엇인가
정유사의 정제마진을 이해할 때 자주 사용하는 지표가 크랙 스프레드다. 크랙 스프레드는 원유와 정제된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시장가격 차이를 이용해 정유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을 추정하는 지표이다.
크랙 스프레드가 커진다는 것은 원유 가격에 비해 정제된 석유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크랙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두 가격의 차이가 좁아진 것이다. 다만 크랙 스프레드가 정유사의 실제 순이익은 아니다. 정유소의 실제 수익에는 에너지 비용, 인건비, 설비 유지비 등의 여러 비용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유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정유소의 가동 차질이나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휘발유 가격의 하락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이때 휘발유 가격이 원유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된다면 크랙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5월 이후 뉴욕항 휘발유 크랙 스프레드가 2025년보다 갤런당 평균 약 1달러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설명한다. EIA는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세계적인 정제 활동 차질과 휘발유 공급 부족을 들었다.

사진 설명: LA 인근 76 정유소의 모습. 원유는 정유시설에서 정제 과정을 거쳐 휘발유, 디젤 등 다양한 석유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사진출처: 직접 촬영
제가 생활하는 LA 지역에서도 대형 정유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을 이해하려면 원유 가격뿐 아니라 이렇게 원유가 실제 휘발유로 가공되는 과정에서도 달라지게 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 유통·마케팅 비용과 이윤 — 정유소에서 주유소까지
정유소에서 만들어진 휘발유는 곧바로 주유소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파이프라인을 통하거나 별도의 운송수단을 통해서 터미널로 이송된 뒤 저장시설을 거쳐 각 지역의 주유소에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휘발유를 이동시키는 운송비, 터미널과 저장시설을 이용하는 저장·취급 비용 등이 발생한다. 예를들어, 정유소와 주유소가 가까운 지역과 먼 지역의 운송 여건이 다른 것도 지역별 개솔린 가격 차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유소에 도착한 이후에도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주유소는 토지나 건물 임대료, 직원 인건비, 전기료, 보험료, 카드 결제 수수료 등 여러 운영비를 부담한다. 그리고 여기에 주유소의 마진이 더해지며, 마지막으로 세금이 반영되어 소비자가 지불하는 최종 가격이 형성된다.
수입 휘발유가 공급되는 경우에는 해외에서 미국까지 운송하는 비용과 항만에서의 취급 비용 등도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별히 관세(tariff)가 부과되는 경우에는 이 역시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 추가 비용이 된다.
따라서 같은 지역에서도 주유소마다 가격이 다른 것은 단순히 휘발유를 사오는 가격의 차이만이 아니다. 운송 및 공급 조건, 주유소의 운영비, 경쟁 상황과 마진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주유소마다 가격이 왜 다른지, 구체적인 지역별·브랜드별 가격 차이는 다음 글에서 살펴볼 것이다.
4. 세금(Tax) — 소비자의 실제 가격에 포함되는 마지막 비용
미국에서 휘발유를 구입할 때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에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세금 및 각종 수수료가 포함된다. 세금은 원유 가격이나 정유사의 마진처럼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지는 않지만, 정부의 세금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세금은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미국 연방 휘발유세는 갤런당 18.4센트다. 하지만 주정부의 세금과 수수료는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의 크기도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EIA에 따르면, 2026년 1월 기준 주정부의 휘발유 관련 세금과 수수료는 전국 평균 갤런당 33.27센트였다. 이 수치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주 단위 세금과 수수료가 포함되지만, 일부 지방세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제가 거주하는 캘리포니아는 휘발유에 부과되는 주정부 세금이 높은 주에 속한다. 캘리포니아 세금 및 수수료 관리국(CDTFA)의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부터 주정부의 휘발유 소비세는 갤런당 63.4센트이다. 여기에 연방 휘발유세 18.4센트와 판매세(Sales Tax) 및 기타 수수료가 더해진다. 그러므로 실제 주유소 가격에 포함되는 세금 부담은 판매 지역과 적용 세율 등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는 주 세금과 수수료 외에 환경 관련 규정과 특별한 연료 기준 등이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이러한 규정이 연료 생산과 공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살펴보겠다.
5. 한눈에 보는 휘발유 가격의 네 가지 구성요소
EIA 자료에 따르면, 2026년 5월 미국 전국 평균 일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479였다. 이 가격을 구성하는 네 가지 요소의 비중은 다음과 같다.
| 구성 요소 | 비중 |
|---|---|
| 원유 (Crude Oil) | 51.9% |
| 정제 비용 및 이윤 (Refining) | 21.7% |
| 유통·마케팅 비용 및 이윤 (Distribution & Marketing) | 14.8% |
| 세금 (Taxes) | 11.5% |
| 합계 | 99.9% |
이 자료를 보면, 휘발유 가격의 절반 가량이 원유 비용이고, 나머지는 정제와 유통·마케팅, 세금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다만 각 요소의 비중은 원유 가격의 변동, 정유소 가동 상황, 그리고 세금과 유통비용의 비중이 달라지며, EIA는 이를 매월 발표한다.
※ 한눈에 보는 미국 휘발유 가격의 구성 그래픽 (2026년 5월 전국 평균 일반 휘발유 소매가격 기준)

자료: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EIA), Gasoline Pump Components History, May 2026
마무리
지금 미국 소비자들의 최고 관심은 높은 물가에 있습니다. 자동차 개솔린과 디젤유의 가격 상승은 단순한 주유비 증가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동차 운행 비용의 증가는 가계의 생활비, 운송비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때야 말로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하는 주유소의 개솔린 가격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면서 형성되는지를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솔린의 가격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즉, 우리가 매일 주유소를 지나면서 목격하는 개솔린 가격은 어느 한 단계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아닙니다. 국제 원유시장부터 정유소의 정제와 운송및 유통과 마진, 그리고 연방 세금과 주 세금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비용과 시장 상황이 최종 가격에 반영되어 정해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지역에서도 주유소마다 개스 가격이 다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Costco와 일반 주유소의 가격은 왜 차이가 나는지, 주유소의 위치와 운영 방식은 판매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개스비를 절약하기 위해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는 가격 비교 방법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다음 글 제목: [미국 생활경제] 왜 같은 지역에서도 주유소마다 개스 가격이 다를까?
※ 본 글은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금융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