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같은 갤런의 개솔린을 넣더라도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지불하는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유비가 가계의 큰 부담이 되지만, 텍사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주유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개솔린 가격은 왜 지역마다 이렇게 다를까요? 주정부가 부과하는 세금 때문일까요? 아니면 정유시설의 위치와 연료를 운송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미국 전역의 가격을 높은 지역, 중간 가격대 지역,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나누어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1. 개솔린 가격이 지역마다 얼마나 다를까?
미국은 땅이 넓고 지역마다 세금과 연료 공급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개솔린 가격에도 큰 차이가 나타난다. 전국 평균가격만 보면 실제로 어느 지역의 운전자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미국 주별 개솔린 가격 지도]

자료 출처: AAA, Gas Prices. 2026년 10월 11일 기준 (아래에 언급한 각주별 가격도 동일 날짜임)
이 지도에서 미국의 개솔린 가격을 서부·중부·동부로 나누어 살펴보면 지역별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대 형성
서부 해안, 특히 캘리포니아는 전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10월 11일 기준 캘리포니아의 주 평균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약 $6.31이다. 높은 주정부 연료세와 환경 기준에 맞는 개솔린의 생산 비용 등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는 별도의 엄격한 연료 규격을 적용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개솔린으로 부족분을 신속하게 대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정유소의 화재나 고장, 정기 점검 등으로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급격히 오를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주($5.45)와 네바다주($5.44) 역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다. 반면 애리조나주($4.71)는 이들 주보다 저렴한데, 서부 안에서도 주별로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 중부: 텍사스와 내륙 지역의 차이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은 대규모 정유시설과 석유제품 공급망이 집중된 지역이다. 이러한 공급 기반은 연료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며, 이로 인해 텍사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개솔린 가격을 보이는 대표적인 주이다($3.83).
반면 중서부와 로키산맥 주변 지역의 가격은 공급 경로와 운송 여건, 정유시설의 가동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일리노이주는 $4.71, 미네소타주는 $4.26으로 텍사스와 차이가 난다. 따라서 중부 전체를 저렴한 지역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세부 지역별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
미 동부: 남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북부는 비싼 편
동부 지역도 하나의 가격권으로 볼 수 없다. 플로리다($4.09)와 조지아($3.81) 등 남부 지역은 비교적 저렴한 반면, 뉴욕주($4.46)와 뉴잉글랜드 일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을 보인다.
뉴욕주의 가격에는 주정부 및 지역별 세금, 연료의 운송·공급 비용, 주유소 운영비와 경쟁 여건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같은 뉴욕주 안에서도 뉴욕시 주변과 북부 지역 주들의 가격이 다르다. 그러므로 미 동부 역시 남부와 북부를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이처럼 미국의 개솔린 가격은 원유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세금, 연료 규격, 정유시설의 위치와 가동 상황, 운송망과 지역별 경쟁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같은 미국에 살더라도 거주하는 주와 도시가 어디인지에 따라 가계의 자동차 유지비 부담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 캘리포니아는 왜 개솔린 가격이 비쌀까?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높은 지역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주 등 서부 해안 지역이 눈에 띈다. 이 지역의 높은 가격은 세금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래의 주요 요소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높은 세금과 각종 부담금
연방 개솔린세(Federal Gasoline Tax)는 전국에 동일하게 적용되지만(갤런당 18.4센트, 2026년 10월 현재), 주정부가 부과하는 세금과 관련 부담금은 각 주마다 다르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주정부 개솔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에 속한다.
별도의 환경 기준에 맞는 개솔린사용
캘리포니아 개질 개솔린 규정(CaRFG)은 연료의 여러 성분과 특성을 관리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규정이다. 그중 하나가 개솔린의 휘발성 관리다. 기온이 높아지면 개솔린이 증발하기 쉬워지며, 이때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은 스모그 형성에 관여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여름철에는 휘발성이 낮은 개솔린을 사용하도록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그러므로 정유소들은 여름철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계절에 맞게 생산 계획을 조정하고, 유통업체도 규격에 맞는 연료를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생산과 공급 전환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경유에 따라 캘리포니아의 규격에 맞는 연료를 다른 지역에서 신속하게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샹한다. 이 경우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며 개솔린 가격에 영향을 준다.
공급 차질에 민감한 개솔린 가격
LA에서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원유시추기가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해안가와 산업지역 주변에는 76, Chevron, Shell 등의 브랜드와 관련된 정유시설과 석유제품 저장시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생산시설과 정유소가 가까이 있다고 해서 개솔린 가격이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니다.
제가 LA에서 생활하면서 종종 정유소의 화재나 고장, 정기 점검 등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개솔린 가격이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르는 것을 경험한다. 이것은 지역 내 공급이 줄어들었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니지의 여부가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3.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은 왜 상대적으로 저렴할까?
낮은 주정부 개솔린세
텍사스의 개솔린 가격이 캘리포니아보다 저렴한 이유 중 하나는 주정부가 부과하는 개솔린세의 차이다. 텍사스의 개솔린세는 갤런당 20센트인 반면, 캘리포니아는 2026년 7월 1일부터 갤런당 63.4센트를 적용한다. 두 주의 주정부 개솔린세는 갤런당 43.4센트의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15갤런을 주유하면 주정부 개솔린세만으로도 약 $6.51의 차이가 발생한다. 한 달에 60갤런을 사용하는 운전자라면 월 $26.04, 연간 약 $312.48에 해당한다.
물론 실제 주유소 가격에는 연방세와 그 밖의 세금·부담금, 원유 가격, 정제 비용과 유통 비용도 반영된다. 따라서 세금 차이가 두 주의 게솔린 가격 차이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다.
발달된 정유시설과 유통 기반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에는 대규모 정유시설과 석유제품 저장·운송 기반이 잘 조성되어 있다. 즉, 원유를 정제해 개솔린과 관련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이를 저장 터미널과 파이프라인 등으로 운송하는 산업이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기반은 연료의 생산과 공급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반면, 먼 서부 해안에 있는 캘리포니아는 텍사스와 같은 다른 지역에서 연료를 들여오는 데 지리적·물류적으로 제약이 있다.
도매시장 거래의 중심지와 이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정유소에서 나온 개솔린은 도매시장(Wholesale Gasoline Market)에서 거래되며, 도매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 재고 상황 등에 따라 형성된다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은 개솔린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주요 도매시장(Gulf Coast spot market)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연료는 지역 내 주유소에 공급될 뿐 아니라, 파이프라인과 선박 등을 통해 다른 지역으로도 운송된다. 여러 구매자와 판매자가 참여하는 도매시장은 수급 변화가 가격에 반영되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이로인해 텍사스는 주요 도매시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연료를 조달하고 유통하기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도매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과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달 환경은 주유소의 매입 비용 절감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이는 텍사스의 소매가격이 다른 일부 주보다 낮게 형성되는 데 기여한다.
4. 뉴욕과 북동부 지역의 가격은 왜 높을까?
높은 물가와 주유소 운영비
뉴욕시와 주변 대도시권은 상업용 부동산 비용과 인건비가 높은 지역이다. 주유소도 부지 임대·관리비와 인건비, 시설 유지비를 부담한다. 이러한 운영비는 개솔린 자체의 매입가격과 별도로 소매가격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뉴욕 일대의 개솔린 가격을 이해하려면 연료 가격뿐 아니라 주유소 운영에 드는 비용도 살펴봐야 한다.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에서 오는 장거리 운송비
텍사스와 멕시코만 연안에에서 생산된 개솔린은 여러 운송수단과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동부 해안으로 운반된다. 그로므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거리 운송비용은 연료의 최종 판매가격의 상승에 반영된다.
수입 연료 가격 상승과 동부 해안의 공급 여건
동부 해안은 미국 내 생산 외에도 외국에서 들어오는 수입 연료에 의존한다. 국제시장에서 연료 가격이 오르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수입 비용과 지역 도매가격이 상승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9월 발표 자료에서 뉴욕항 휘발유의 정제마진 지표가 2025년보다 갤런당 평균 약 1달러 높아졌으며, 세계적인 휘발유 공급 부족이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뉴욕 일대의 가격이 세금뿐 아니라 연료 자체의 시장가격과 공급 상황에도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무리
미국의 개솔린 가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주별 세금과 환경 기준, 정유시설의 위치, 연료 공급망, 지역 내 경쟁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됩니다. 이 때문에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부 해안 지역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텍사스 등 멕시코만 연안 지역은 비교적 낮게 나타납니다. 뉴욕주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도 남부 일부 지역보다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범위를 좁혀, 소비자가 실제 주유비를 절약하는 데 필요한 개솔린 상식과 구체적인 절약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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